요즘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라는 드라마를 한창 보고 있다.
재벌도 안나오고, 막장도 아니고, 출생의 비밀(?)은 약간 나오지만 머 막장 출생의 비밀도 안나오고 참 따뜻한 드라마다,
갠적으로 싫어하는 연예인 한명이 나오는 것이 싫고, 그 연예인의 거짓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것이지만 큰 문제도 아닌지라... 단지 기분 나쁠 뿐!!
난 엄청애(윤여정역)과 방귀남(유준상역)의 관계가 재미있다. 아니 정확히 하면 엄청애라는 인물의 상황을 가장 중심으로 보고 싶다는 것이다.
언젠가 엄청애가 방귀남 친할머니와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왔다. 그 때 둘이서 이야기를 하다가 20년 만에 찾은 아들이 불편하다거나, 어쩐다 하면서 문득 못 찾았다면 이라는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걸 보고 문득 그 어머니라는 존재의 심경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.
이와 비슷한 소설이 하나 있다. 제목은 기억안나지만 박완서 소설인것으로 기억한다.
간단히 줄거리를 말하자면 여자에게 어느날 검정색 양복입은 남자들이 찾아온다. 그리고 그 여자에게 너네 오빠가 부카니스탄에서 간첩이 되어 내려올 것이다 라고 하면서 오면 반드시 신고하라고 한다.
남편도 모르고 그 누구도 몰랏던 사실을 직면해 버린 여자는 깜놀하여 어머니에게 가서 그 이야기를 한다.
남한에 내려온지 오래 되었고, 그 아들을 못본지 수십년이 되었지만, 그들에게 새겨져 버린 주홍글씨는 깊이 남아있다.
그리고 자수를 하게끔 해 봐야 그 아들이 자수를 할 것인지... 깊은 걱정을 하며 한마디 한다.
"아.차라리 남으로 내려오다가......"
내려오다가 머? 잡히라고? 아니면 죽으라고? 그 수십년 동안 보고싶은 그리운 가족인데 차라리라는 감정으로 ......
그가 말하고자 하는 감정.. 한국인이면 이해할 수 있는 명작이다.
그런 감정처럼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엄청애가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?
그나저나 제목이 ㄷㄷㄷ 박완서 작품이 맞나도 모르겠다.